경북 시골밥상의 핵심은 장과 나물
경북 지역에서 시골밥상을 표방하는 식당을 방문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지표는 '직접 담근 장'의 유무입니다. 경북 내륙 지방은 예로부터 메주를 띄워 집간장을 만드는 문화가 발달하였습니다.
공장제 된장과 달리 2년 이상 숙성된 집된장으로 끓여낸 찌개는 국물 색이 탁하고 짙은 갈색을 띠며, 맛은 묵직하고 끝맛이 달큰합니다. 나물 반찬 또한 들기름과 참깨만을 사용하여 무쳐내야 재료 본연의 향을 해치지 않습니다.
식탁에 올랐을 때 나물의 색감이 너무 선명하거나 윤기가 과하다면 조미료를 사용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경북의 시골밥상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나물 반찬과 직접 담근 장류의 깊은 맛이 핵심입니다. 안동의 간고등어, 영주의 청국장, 포항의 산채비빔밥 등 지역마다 뚜렷한 식재료 차이를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동과 영주에서 찾는 발효의 미학
안동 지역 시골밥상의 상징은 단연 '안동 간고등어'입니다. 300g 이상의 중대형 고등어를 굵은 천일염으로 염장하여 숙성시킨 이 요리는 살점이 단단하고 비린내가 적습니다.
안동 시내의 '일직식당'이나 '안동선비상차림' 등에서는 이러한 전통 방식의 간고등어를 정식 메뉴로 내놓습니다. 한편 영주 지역은 부석태 콩을 활용한 청국장이 유명합니다.
영주의 식당들은 청국장을 끓일 때 무채를 듬뿍 넣어 시원한 맛을 끌어올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1인분 기준 1만 원 내외의 가격대로 풍성한 상차림을 즐길 수 있는 것이 경북 내륙 식당들의 큰 장점입니다.
포항과 경주가 보여주는 산과 바다의 조화
포항 내연산이나 경주 토함산 인근의 시골밥상은 산채 요리에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포항 '수목원칼국수' 주변이나 산사 인근의 정식집들은 10가지 이상의 제철 산나물을 선보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나물의 가지 수보다 '제철 재료'입니다. 봄에는 두릅과 참나물, 가을에는 고사리와 취나물 볶음을 내놓는 곳이 신뢰할 만합니다.
반면 경주 보문단지 인근의 대형 식당들은 떡갈비를 곁들인 정식을 주로 내놓는데, 이는 전통적인 시골밥상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순수한 시골의 맛을 원한다면 산 입구의 소규모 식당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메뉴판에서 확인해야 할 재료 원산지
경북의 식당들 중 노포의 특징은 입구에 그날의 재료를 손질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메뉴판을 살필 때 '국산' 표기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특산물이 들어가는지 확인하십시오. 예를 들어 경북 북부 지역 식당에서 마늘은 반드시 의성 마늘을 사용해야 하며, 고춧가루는 영양 고추를 사용하는 곳이 명품 식당입니다.
식재료의 이동 거리가 짧을수록 식재료의 신선도는 보장됩니다. 시골밥상은 화려한 플레이팅보다 갓 지은 쌀밥과 갓 담근 김치, 그리고 뚝배기에 담긴 된장의 조화가 전부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