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와인 선택의 기준과 전처리
코코뱅 만들기의 시작은 와인 선정입니다. 너무 고가의 빈티지 와인보다는 타닌이 적당하고 산미가 살아있는 드라이한 레드 와인이 적합합니다.
피노 누아 품종을 추천하며, 조리 과정에서 알코올의 쓴맛은 날아가고 포도의 농축된 향만 남아야 합니다. 닭고기는 뼈가 붙어 있는 상태의 닭볶음탕용 1kg 한 마리를 사용하십시오. 뼈에서 나오는 골수가 소스의 농도와 감칠맛을 결정짓기 때문입니다.
닭은 찬물에 씻어 물기를 제거한 뒤, 최소 4시간 이상 와인과 향신료에 마리네이드하는 과정이 필수입니다. 이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속살까지 와인의 색과 풍미가 스며듭니다.
코코뱅은 닭고기를 레드 와인에 장시간 졸여 만드는 프랑스 정통 보양식입니다. 핵심은 와인의 산미를 날리고 닭고기의 육즙을 가두는 마리네이드 과정과 채소의 풍미를 충분히 뽑아내는 조리 순서에 있습니다.
닭고기 시어링의 정석
마리네이드가 끝난 닭은 반드시 키친타월로 물기를 완벽히 제거해야 합니다. 수분이 남아 있으면 팬에서 구울 때 육즙이 빠져나가고 겉면이 튀겨지듯 노릇하게 구워지지 않습니다.
무쇠 냄비나 두꺼운 바닥의 팬에 베이컨 100g을 먼저 볶아 기름을 냅니다. 그 기름에 닭고기 껍질 면을 아래로 향하게 하여 갈색이 날 때까지 강불에서 5분가량 시어링하십시오. 마이야르 반응이 충분히 일어나야 소스에 깊은 풍미가 배어듭니다.
닭을 잠시 덜어내고 남은 기름에 양파, 당근, 셀러리를 넣어 투명해질 때까지 볶는 과정이 맛의 층위를 쌓는 핵심입니다.
풍미를 극대화하는 브레이징 과정
볶아둔 채소 위에 밀가루 1큰술을 뿌려 가볍게 볶아주면 나중에 소스의 농도를 잡기가 수월합니다. 이제 구워둔 닭을 냄비에 넣고 마리네이드했던 와인을 모두 붓습니다.
이때 닭이 살짝 잠길 정도의 닭 육수나 치킨 스톡 200ml를 추가하십시오. 월계수 잎 2장, 타임 3줄기, 통후추를 넣고 뚜껑을 덮은 뒤 약불에서 45분간 뭉근하게 끓입니다. 중간중간 떠오르는 거품과 기름을 걷어내는 것만으로도 소스의 깔끔함이 달라집니다.
너무 센 불에서 끓이면 닭살이 질겨지니 은은한 온도를 유지하는 게 관건입니다.
가니쉬 준비와 마무리
소스가 끓는 동안 별도의 프라이팬에 버터 20g을 두르고 껍질을 벗긴 미니 양파와 양송이버섯 10알을 볶습니다. 코코뱅의 격을 높이는 것은 이 마지막에 들어가는 가니쉬입니다.
45분 조리 후, 볶아둔 버섯과 양파를 냄비에 넣고 15분간 추가로 끓여 맛을 어우러지게 합니다. 소스가 원하는 농도보다 묽다면 뚜껑을 열고 센 불에서 잠시 졸여내십시오. 마지막에 차가운 버터 한 조각을 넣어 몽테(monter)를 해주면 소스에 광택이 돌며 전문적인 레스토랑의 질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