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그리기 시작하는 법: 취미로 접근하는 왕초보 가이드
취미로 그림그리기를 결심하고 미술용품 매장에 가면 수백 가지의 재료 앞에 압도당하기 쉽습니다. 물감 종류만 해도 수채화, 아크릴, 유화가 있고 종이의 평량과 결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완벽한 도구를 갖추려 하면 시작하기도 전에 흥미를 잃습니다. 책상 서랍 속에 굴러다니는 볼펜이나 2B 연필 한 자루로 시작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그림그리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고가의 장비보다 A4 용지와 연필 한 자루면 충분합니다. 형태를 똑같이 그리려 애쓰기보다 선 긋기 연습과 10분 드로잉 습관부터 들여야 지치지 않고 지속할 수 있습니다.
첫 장비는 연필과 연습장으로 충분합니다
초보자가 처음부터 3만 원짜리 고급 수채화 물감이나 캔버스를 살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샤프보다는 심이 굵고 부드러운 4B 연필이나 미술용 연필 세트, 그리고 100그램 이상의 일반 드로잉북을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종이가 너무 얇으면 지우개질을 할 때 찢어지거나 뒷면에 자국이 남기 때문입니다. 연필을 잡을 때는 글씨를 쓸 때처럼 손가락에 힘을 바짝 주기보다, 손목과 팔 전체를 움직여서 긴 선을 긋는 연습부터 해봐야 합니다.
5센티미터 길이의 선을 일정한 간격으로 20개 긋는 단순한 반복 작업이 선 긋기 실력 향상의 지름길입니다.
똑같이 그리려는 집착을 버리는 법
많은 사람들이 사물의 형태를 사진처럼 똑같이 재현하려고 덤벼들다가 실패합니다. 눈에 보이는 그대로 그리려 하면 뇌가 가진 선입견 때문에 오히려 어색한 결과물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커피 컵을 그릴 때 위에서 내려다본 타원형의 비율을 정확히 잡기란 초보자에게 너무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대상을 도형 단위로 쪼개서 관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컵은 원기둥이고, 사과는 구이며, 책은 직육면체라는 기본적인 형태 분석을 거치면 어떤 복잡한 대상이라도 단순하게 스케치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드로잉과 아날로그의 선택 기준
요즘은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같은 태블릿으로 그림그리기를 시작하는 인구가 매우 많습니다. 디지털의 가장 큰 장점은 무한한 실행 취소 기능과 물을 갈거나 종이를 치울 필요가 없다는 편리함입니다.
반면, 종이 위에 연필이 스칠 때 나는 사각거리는 마찰감이나 물감이 퍼지는 우연한 효과를 원한다면 아날로그 재료가 맞습니다. 예산을 고려할 때 10만 원대 보급형 액정 태블릿이나 아이패드가 이미 있다면 디지털이 유리하지만, 순수하게 손맛을 느끼고 싶다면 2만 원 이하의 연필과 지우개 조합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매일 10분 크로키로 관찰력 기르기
퇴근 후나 주말에 2시간씩 날을 잡아서 그림을 그리려고 하면 부담감 때문에 미루게 됩니다. 하루에 딱 10분만 타이머를 맞춰두고 눈앞에 있는 물건이나 손등을 빠르게 그려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형태가 찌그러져도 상관없고 완성도가 낮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대상을 10분 동안 뚫어지게 관찰하는 태도입니다.
스마트폰 사진을 보고 그리기보다 실물을 보고 그릴 때 원근감과 입체감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쌓입니다.
흔히 저지르는 실력 정체 구간 돌파법
그림그리기를 시작하고 한 달 정도 지나면 스스로의 실력에 실망하는 시기가 반드시 찾아옵니다. 머릿속으로는 걸작을 그리는데 손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를 넘기려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나 작가의 그림을 그대로 따라 그려보는 모작을 시도하는 게 좋습니다. 남의 그림을 베끼는 것이 부끄러울 수 있지만, 프로들이 선을 어떻게 쓰고 명암을 어디에 넣었는지 손끝으로 익히는 가장 빠른 학습법입니다.
완성작을 스트레스 받으며 억지로 채우기보다, 마음에 드는 부분만 부분적으로 스케치북에 옮겨적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