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반사를 잡는 공간 선정의 기술
녹음 환경을 조성할 때 가장 먼저 저지르는 실수는 텅 빈 방의 한가운데서 마이크를 켜는 일입니다. 벽면은 소리를 거울처럼 튕겨내어 부자연스러운 잔향을 만듭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구와 물건이 많은 공간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책장은 훌륭한 디퓨저(분산재) 역할을 합니다.
책들이 불규칙하게 꽂혀 있으면 소리가 한곳으로 모이지 않고 분산되어 정재파를 줄여줍니다. 옷방은 가장 추천하는 장소입니다.
옷가지들은 천연 흡음재로서 매우 높은 밀도의 흡음률을 자랑합니다. 공간 선정만 잘해도 후반 작업에서 디리버브(De-reverb) 플러그인을 사용하여 음질을 깎아먹는 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방음 녹음 환경은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것보다 내부의 불필요한 반사음을 제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두꺼운 이불이나 흡음재를 활용한 간이 부스 설치만으로도 전문 스튜디오 수준의 드라이한 소스를 얻을 수 있습니다.
흡음재 배치와 반사 지점 파악
전문적인 흡음재를 구매할 여력이 부족하다면 주변 사물을 활용해야 합니다. 소리가 가장 많이 튀는 지점은 마이크 뒤편과 녹음자의 정면입니다.
흔히 '얼리 리플렉션(Early Reflection)'이라 불리는 초기 반사음은 목소리의 명료도를 떨어뜨리는 주범입니다. 마이크 뒤편에 두꺼운 이불이나 담요를 'ㄷ'자 형태로 두르는 것만으로도 소리의 직진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담요가 너무 얇으면 고음역대만 흡수되어 소리가 답답하게 들린다는 것입니다. 최소 5cm 이상의 두께를 가진 퀼팅 이불이나 전용 흡음 패널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마이크 위치와 거리의 미학
공간이 좁다면 마이크와 입 사이의 거리를 15cm 내외로 유지하십시오. 근접 효과(Proximity Effect)를 이용하면 저음이 보강되어 목소리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다만, 너무 가까우면 치찰음(ㅅ, ㅈ, 츠 발음)이 강하게 들어가므로 반드시 팝 필터를 병행해야 합니다.
팝 필터는 물리적으로 파열음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녹음자가 마이크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않도록 하는 가이드라인 역할도 겸합니다. 책상 위에 마이크를 세울 때는 진동 방지용 쇼크 마운트 사용이 필수입니다.
마우스 클릭 소리나 키보드 타건 진동이 스탠드를 타고 마이크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해야 합니다.
노이즈 플로어 최소화와 환경 설정
방음은 소리를 가두는 행위이지만, 동시에 녹음 장비의 노이즈를 관리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컴퓨터의 쿨링 팬 소음은 녹음 시 고스란히 마이크로 유입됩니다.
본체를 책상 아래로 내리거나, 긴 케이블을 사용하여 본체와 녹음 위치를 최대한 멀리 떨어뜨리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녹음 전 10초간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정적을 녹음해보십시오. 파형의 굵기를 확인하면 현재 공간에서 유입되는 화이트 노이즈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파형이 너무 크다면 게인(Gain) 값을 낮추고 마이크와의 거리를 좁히는 방식으로 조절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