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기 중세의 시간을 간직한 구시가지 산책법
스위스 베른은 1191년 체링겐 공작 베르톨트 5세에 의해 건설된 이후, 중세 도시의 골격이 가장 잘 보존된 유럽의 대표적인 수도입니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6km에 달하는 아케이드인 '라우벤'이 핵심입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도 쾌적하게 쇼핑과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이 회랑은 단순한 통로를 넘어 15세기 건축 양식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구시가지 입구에서 시작하여 마르크트가세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도시의 역사를 담은 11개의 화려한 분수와 조우하게 됩니다.
특히 어린이 식인 분수(Kindlifresserbrunnen)는 기괴한 조각상으로 유명하며, 이는 도시의 경고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스위스 베른은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으로, 아레강을 따라 형성된 구시가지의 아케이드와 시계탑을 중심으로 도보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곰 공원과 로즈 가든을 포함한 핵심 동선을 따라 걷는다면 중세 유럽의 정취를 가장 밀도 있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멈춘 듯한 감동, 치트글로게 시계탑
베른의 상징인 치트글로게(Zytglogge)는 13세기 서쪽 성문으로 세워졌으나, 1530년에 설치된 천문 시계로 더 유명합니다. 매시간 정각 4분 전이 되면 시계탑 내부의 인형들이 움직이는 퍼포먼스를 볼 수 있습니다.
여행객은 단순히 외부를 구경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매일 진행되는 가이드 투어를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부 투어는 약 45분간 진행되며, 가파른 나선형 계단을 올라 시계탑 내부의 육중한 톱니바퀴와 16세기 기술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16세기 방식 그대로 수동으로 시간을 맞추는 장면을 목격하는 것은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습니다.
아레강과 곰 공원, 도시의 자연을 즐기는 지점
베른은 아레강(Aare)이 도시를 U자 형태로 휘감으며 흐르는 지형적 특징을 가집니다. 구시가지 동쪽 끝에 위치한 곰 공원은 베른이라는 도시 이름의 기원과 맞닿아 있습니다.
16세기부터 곰을 사육해온 전통을 이어받아 현재도 넓은 공간에서 곰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곰 공원을 관람한 후에는 맞은편 언덕에 위치한 로즈 가든(Rosengarten)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이곳은 베른 시내의 전경을 가장 완벽하게 조망할 수 있는 스팟으로, 220종 이상의 장미가 식재된 정원에서 구시가지의 붉은 지붕과 에메랄드빛 강물이 어우러진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현지인처럼 아레강 수영에 도전하는 법
여름철 베른을 방문한다면 현지인들의 일상인 아레강 수영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레강은 수온이 낮고 유속이 빠르므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수영을 즐길 때는 반드시 '방수 드라이백'을 챙기는 것이 권장됩니다. 소지품을 넣은 드라이백은 물 위에서 튜브 역할을 하며, 급류를 타고 이동할 때 안전을 확보해줍니다.
마리엔리(Marzili) 수영장은 강변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으며, 이곳에서 입수하여 강물을 따라 흐르다 보면 중세 건축물들 사이를 지나가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단, 수영 능력이 부족하다면 강변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청량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박물관과 예술, 지적인 여행의 깊이 더하기
역사적 감동에 지적인 깊이를 더하고 싶다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자취를 찾아야 합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구상했던 '아인슈타인 하우스(Einsteinhaus)'는 크람가세 49번지에 위치해 있습니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2층과 3층을 관람하면, 그가 살았던 시대의 생활상과 그가 남긴 업적을 매우 소박하게 마주하게 됩니다. 또한 베른 미술관(Kunstmuseum Bern)은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미술관으로, 파블로 피카소와 파울 클레의 방대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파울 클레 센터는 도시 외곽에 위치해 있으며,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파도 모양의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으로 평가받습니다.
효율적인 이동을 위한 베른 티켓의 활용
베른 구시가지는 도보로 충분히 이동 가능하지만, 대중교통을 병행하면 훨씬 넓은 반경을 탐색할 수 있습니다. 숙박 시설을 예약하면 제공되는 '베른 티켓(Bern Ticket)'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이 티켓은 베른 시내 버스와 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며, 굴텐(Gurten) 산으로 올라가는 푸니쿨라까지 커버합니다. 굴텐 산은 베른의 뒷산으로, 정상에 오르면 베른 시내뿐만 아니라 날씨가 좋은 날에는 멀리 알프스산맥의 만년설까지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15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트램을 이용해 베른역에서 굴텐까지 20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는 점을 기억해두면 일정 구성에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