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 반려견은 치아 약화와 소화 기능 저하로 인해 기존에 잘 먹던 건사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맛이 떨어진 노령견에게 습식사료는 훌륭한 대안입니다.
부드러운 식감 덕분에 씹는 부담이 적고, 냄새가 강해 후각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중에 나온 제품을 무작정 고르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노령견 습식사료는 수분 함량이 70% 이상으로 소화 흡수가 빠르고 음수량을 채우기 용이합니다. 단백질 함량은 높고 인과 나트륨은 제한된 제품을 골라야 신장과 심장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단백질과 지방 비율 조정하기
노령견이라고 해서 무조건 저단백 식단을 급여하는 것은 잘못된 상식입니다. 오히려 근손실을 막기 위해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은 충분히 공급해야 합니다.
다만 대사 능력이 떨어진 상태이므로 지나치게 고지방인 제품은 췌장에 무리를 줍니다. 조단백질은 건물량 기준 25% 이상이면서, 조지방은 10~15% 내외로 배합된 제품을 선택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원료 표기란에 '부산물'이나 '가금류 부산물' 같은 모호한 명칭 대신 닭가슴살, 연어 등 단일 육류가 첫 번째로 기재된 사료를 고릅니다.
신장과 관절 건강을 위한 성분 확인
10세 이상의 노견은 신장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사료 영양 분석표에서 인(Phosphorus) 함량이 0.5% 이하, 나트륨 함량이 0.3% 이하인 저나트륨·저인 제품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체중 증가로 인한 관절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 혹은 오메가3 지방산(EPA, DHA)이 강화된 습식사료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분 함량이 높기 때문에 비뇨기계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소화 흡수율을 높이는 급여 요령
차가운 상태의 습식사료는 위장관을 자극해 구토나 설사를 유발합니다. 냉장 보관했던 제품은 급여하기 30분 전에 실온에 꺼내두거나, 미지근한 물을 한두 스푼 섞어 체온과 비슷한 37도 안팎으로 데워주는 것이 좋습니다.
사료 캔을 전자레인지에 데울 때는 반드시 다른 그릇에 옮겨 담아야 하며, 알루미늄 캔 채로 데우면 화재나 유해 물질 용출 위험이 있습니다. 한 번 개봉한 습식사료는 24시간 이내에 소모해야 하며, 남은 양은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는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건사료와의 병행 급여 및 이행기
습식사료만 계속 먹이면 치석이 쉽게 쌓이고 잇몸 질환의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기존에 먹이던 건사료와 7대 3 비율로 섞어 주거나, 하루 두 끼 중 한 끼는 습식, 다른 한 끼는 건사료를 주는 방식으로 번갈아 급여하는 방식을 권장합니다. 새로운 사료로 바꿀 때는 7일에 걸쳐 기존 사료의 비율을 서서히 줄이고 새 사료의 비중을 늘려가야 장내 미생물이 적응할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